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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리뷰(2024)

MBC 금토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 1화-2화 리뷰

by shayp 2024. 11. 26.

 

MBC 금토드라마
2024.11.22-2024.12.28(12부작)
기획: MBC
제작: 본팩토리, 바람픽쳐스
연출: *박상우, **위득규/극본: ***김지운
(*대표작 '금혼령, 조선 혼인 금지령')
(**대표작 '검은태양: 뫼비우스')
(***대표작 '의사요한' '멜랑꼴리아')
웹소원작: 건어물녀 - 지금 거신 전화는
출연: 유연석, 채수빈, 허남준, 장규리
촬영기간: 2024.06.03-

 


 

기대를 전혀 안 해서 그런가, 아님 원래 웹소설도 봐서 그런가, 아무튼 생각보다 재미 있었다. 단, 웹소설-특히 현로 특유의 감성과 대사를 그대로 가져와서 그걸 도저히 못 견딘다면 바로 거부감이 들 것 같다.

 

웹소설 원작이라는 걸 모르고 봐도 '이거 혹시 웹소설이 원작인가?' 싶을 정도로 원작을 거의 그대로 가져왔다. 살짝 올드한 감성이야 그렇다쳐도, 대사까지 그대로 가져온 게 나름 충격적이었는데... 아무래도 눈으로 보는 대사와 귀로 듣는 대사는 다르기 때문이다. 2D가 할 때는 가슴 뛰는 대사라도 3D가 할 때는 오그라들 수 있다. 이 드라마가 그렇다.

 

원작이 70화도 채 안 되는 짧은 분량인데 10화까지 살짝 읽어본 바 1화가 이미 10화 이상의 내용을 담고 있다. (1화~10화 내용 중 과거 서사 부분은 뒤로 밀린 듯하지만) 이걸로 어떻게 12부작을 만들려고 하지? 싶었는데 각색으로 추가된 부분이 분량을 커버한다.

 

소설에서는 줄글 몇 줄로 설명하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을 드라마에서는 시각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이를 위해 자잘한 사건이나 연출 등이 추가 되면서 부족한 분량이 늘어났다. 원작을 최대한 보존하면서도 필요한 분량이나 드라마적이 요소는 최소한으로 첨가한다는 점에서 영리한 각색이라고 생각된다. 전반적으로 자르고 바꾸고 추가한 부분들이 꽤나 적절하다.

 

약점은, 덧나기 쉬운 상처 같은 거야. 누가 건들면 움츠러들고, 사정없이 흔들리고, 필사적으로 방어하게 되는 거. 그게 약점이야.

 

1화-2화 통틀어서 가장 인상적인 대사가 이 부분이었는데, 상황 자체가 원작에는 없고 드라마에서 추가된 상황에서 처음 나온 대사라 드라마화 하면서 각색작가가 추가한 대사인지 원작에 있는 대사를 적절한 상황에 끼워 넣은 건지 모르겠다. 미묘하게 말맛이 다른 걸로 봐선 추가된 대사 같기는 한데...

 

애초에 원작 분량이 얼마 되지 않고, 각색 방향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서 휘리릭 훑어볼 생각이다. 일단 초반부만 슬쩍 본 지금 시점에서는, 웹소설이든 드라마든 별 생각 없이 재미 위주로 소비할 만하다. 잘 먹히는 클리셰를 잘 버무려 놓았기 때문에 뻔하고 유치해도 말초적인 재미는 보장된다.

 

한편 아쉬운 건 흔히 생각하는 웹소설 남주상과 드라마에서 백사언 역을 많은 유연석의 이미지가 좀 안 맞는다는 점인데... (이미지로만 보자면 오히려 섭남인 허남준이 더 웹소설상이다) 어쨌든 이 오글거리는 상황과 대사를 연기로 어떻게든 잘 커버하고 있으니, 보다 보면 괜찮아지지 않을까? 라는 마음으로 보려 한다.